[(주)그릿펀딩 박범석 대표 칼럼] P2P금융법과 사다리 걷어차기

최광준 수석기자 승인 2020.02.03 17:28 | 최종 수정 2020.02.03 18:59 의견 0

2019년 10월말 통과된 P2P금융법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은 올해 8월경 시행예정이다. 이 법의 취지는 P2P금융의 법적 지위 부여를 통한 온라인 금융 활력과 신뢰 구축에 있다. P2P업체는 물론이며 금융소비자와 P2P투자자에게 긍정적 변화임에는 분명하지만, 입법 의도와는 다른 과도한 규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작년 12월 20일 발간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 의의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P2P 등록업체 자본금 규모를 기존 3억에서 5억 이상으로 증액에 대한 우려를 전하였다. 금융위원회 2018년 12월 말 기준 자료에 따르면 5억 미만 자기자본금 소형 업체수가 80%대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낮은 자기자본금 설정이 소형 P2P업체 난립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으며, 소형 P2P업체는 안전성이 낮다고 인식하는 듯하다. 따라서 소형 업체를 배제하는 방법으로 자기자본금 기준을 상향하여 진입 장벽을 높이는 정책을 우선시하고 있다. P2P업체가 금융을 담당하는 만큼 적정 자본금 출자는 필요하겠지만, 적정 자본금 기준의 합리적 판단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억 이상의 대형 P2P업체의 연체율이 5억 미만의 P2P소형업체에 비하여 낮은 것인지, 자본금과 사업의 안전성 사이에 상관관계를 충분히 살펴 본 것일까? 자기자본금 증액이 P2P업계를 위축시킬 우려는 없는 것일까?

경제학자 장하준은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선진국이 의도하였든 혹은 의도하지 않았던 개도국의 상향이동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태를 냉철하게 지적한 바 있다. P2P업체의 자기자본 요건 강화는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상태이며, 소형 P2P업체 간의 인수합병이나 자본확충 등으로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렇지만 정책의도와 달리 중소 P2P업체의 사업기회를 제한하는 ‘사다리 걷어차기’가 아닌지 경계할 필요가 있다.

P2P금융법 공포에 이은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 과정에서 자기자본 규모, 대출·투자한도, 자기자금 대출비율, 기관대출 허용기준, 수수료 수취시 준수사항, 이자율 산정시 제외 부대비용, 겸영업무 범위 등이 구체화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과잉규제가 아닌, 새로운 금융업의 활성화와 투자자 보호 사이의 균형감 있는 규제가 요구된다. 정책당국의 직접관리 보다는 시장의 자율규제가 경제 활력의 동인으로 작용하였다는 역사적 경험에 주목하여야 한다. 이번만큼은 정권교체 때마다 주장하는 규제 해소 또는 완화 요인이 되지 않는 정책결정이 담기기를 희망한다.

글 : ㈜그릿펀딩 대표 / 부동산학박사 박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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